
총을 국가에 반납하라는 명령과, 못 내놓겠다는 저항이 정면으로 부딪친다. 9월 30일, 미군이 떠나는 그날까지 이라크는 답을 내야 한다.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외줄을 타 온 바그다드가 지금 마주한 '국가의 존립'이라는 물음을, 검증된 사실만 추려 짚는다.
국가가 총을 독점하려 할 때
이라크는 2014년 이슬람국가(IS)와 맞서며 시아파 민병대들을 인민동원군(PMF)으로 묶었다. 그 총들이 이제 국가의 골칫거리로 돌아왔다. 알리 알자이디 총리는 지난 5월 미국의 지지 속에 취임한 뒤, 모든 무기를 국가 통제 아래 두겠다는 목표를 국정의 중심에 세웠다. 배경에는 이란 전쟁을 둘러싼 워싱턴의 압박과 호르무즈 봉쇄로 무너진 경제가 있다. 국가 예산의 90% 이상이 석유에서 나오는 이라크에서, 3월 원유 수출은 하루 330만 배럴에서 60만 배럴로 곤두박질쳤다.
9월 30일, 두 개의 시한
정부 대변인 하이다르 알아부디는 9월 30일을 못 박았다. 미군 주도 국제연합군이 철수하는 그날, 국가 밖의 모든 무기는 법의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다. 일부는 순순히 따랐다.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평화여단, 아사이브 아흘 알하크, 카타이브 이맘 알리가 국가군 편입에 응했다. 그러나 이란과 가까운 최강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정면으로 거부했다. '저항의 무기'를 지키고 오히려 무기고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하라카트 알누자바도 성지와 국민을 지킨 무기는 대상이 아니라며 버텼다.
"국가란 무엇인가"
바그다드의 학자들은 이 사태를 국가의 존립 문제로 읽는다. 무스탄 시리야大의 탈립 무함마드 카림 교수는 국가 밖 무장세력을 그대로 두는 것은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의 '무기 반납'조차 실제라기보다 언론용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정치 분석가 카딤 알하지는 무장 해제가 미국의 지시처럼 보여선 안 되며, 이는 어디까지나 이라크 내부의 문제라고 못 박았다. 또 다른 분석가 오마르 알나세르는 강한 국가로 가느냐, 제재와 석유 수출 금지를 맞느냐의 갈림길이라며, 시한이 12월 말로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카림 교수가 바라는 길은 승자와 패자의 논리를 벗어난 차분한 대화다. 그러나 그는 노골적인 충돌의 가능성도 아울러 경고했다. 이라크는 이란과 미국이라는 두 우방 사이에서 늘 외줄을 타 왔다. 이번에는 그 줄이 더 팽팽하다. 국가가 총을 독점할 것인가, 아니면 총이 국가를 대신할 것인가. 9월의 시계가, 바그다드의 심장 위에서 돌아간다.















